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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ing 25

어쩌면 지난 몇 달간 가장 치열하게 고민해왔던 주제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였던 것 같습니다. 톨스토이가 이미 답을 내어놓았을지도 모르지만, 저 역시 다른 과정을 밟으며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 한 해였습니다. 저는 ‘사람’과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 왔습니다. 지나오며 이것들로 인해 살아있다는 황홀감 속에 쌓여 있기도, 이것들로 인해 죽고 싶다는 절망감에 이르기도 했죠. 저는 제게, 아무 이유도 없이, 주어진 이 삶이 너무나도 혼란스러웠습니다. 정답이 있는 줄 알았다가 아무런 정답도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고, 다시 나만의 정답을 만들어가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기가 솔직히 많이 힘들었습니다. 성장에 목마른 개인은, 정답을 더욱 간절히 찾고자 하는 개인은 저 멀리 보이는 이정표를 바라보며 꿈을 꿉니다. 꿈을 꾸는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을 하거나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죠. 저는 제가 자라왔던 환경이 싫었습니다. 답답한 한국이라는 나라가 왜 하필 제가 나고 자라온 곳이어야 했는지 억울했습니다. 왜 주변에 간절히 커다란 꿈을 꾸는 사람들이 없는지 회의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더욱 절실하게 저라는 사람의 일부를 완전히 끊어내고, 더 자유롭게 살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조금씩 자라온 생각은, 그조차 저를 이루는 큰 부분이었고 그조차 지금의 저를 이르게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오히려 ‘자유’라, ‘더 큰 꿈’이라, 수직적으로 현재와 비교하곤 했던 목표들은 점점 ‘더 나은 것’이 아닌 ‘다른 것’이라는 인식이 되곤 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치 제 느린 깨달음은 다음의 말의 개인적 차원의 해석이 가능해졌다고도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조금 추상적인 이야기일 수 있겠습니다만, 그래서 제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저만의 정답은, 사랑입니다. 생일을 맞이해서 올해는 한 번도 안 해본 이벤트를 열어봤습니다. 한국에서 자라오며 지난 10년+간 이곳저곳에서 만난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초대했습니다. 지금 시기를 살아가는 사회초년생, 현 세대는 고민이 많습니다. 진로, 연애, 돈, 전쟁.. 정말 모든 것이 힘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냥, 그 사람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했습니다. 생일이라는 핑계로 모두 불러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그래도 세상은 살아갈 만하다, 라는 것을 같이 느끼고 싶었습니다. 저도 위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저는 이 시대를, 이 삶을 마찬가지로 부조리하게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개인들을 사랑하고, 서로가 공유하는 이야기들을 사랑하고, 지나간 시간들과 앞으로의 약속들을 사랑합니다. 주는 것의, 베푸는 것의, 사랑을 나누는 것의, 기쁨을 나누는 것의, 진정한 즐거움이 얼마나도 값진지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토록 정답을 찾아 헤매이고,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버티지만, 결국 모든 안개가 걷히고 나면 남는 것은 ‘사람’과 ‘사랑’ 아닐까요. 서로 존중하고 서로 응원하고 같이 기뻐해주며 울고 웃었던 그 시간들. 그 시간을 가장 잘 살아나고자 하는 것이 제가 찾은 정답입니다. 모두 생일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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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